[문화] 영화 <캐스트 프롬 더 스톰>와 함께 듣는 난민 아동 트라우마 치료 이야기

MWTV | 2017.06.29 10:47 | 조회 54

영화 <캐스트 프롬 더 스톰>와 함께 듣는

난민 아동 트라우마 치료 이야기

트라우마의 반응은 정신병이 아 니라

끔찍한 사건을 겪은 것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



▲이주아동 구금 근절을 위한 <답하다 캠페인> 삽화그림(ⓒ김혜원) http://www.dap.or.kr/

이라크, 이란, 아프가니스칸, 세르비아로부터 전쟁과 박해를 피해 호주로 망명 온 학생들이 모였다. 학생들은 나라를 떠나올 때 겪은 가장 어둡고 슬픈 삶의 기억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이를 연극으로 만들어 올렸다. 다큐멘터리 <캐스트 프롬 더 스톰 Cast from the Storm(데이빗 매이슨, 2017)>은 호주 시드니 고등학교의 난민 아동들이 연극을 통해 트라우마 치료를 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6월 24일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제 3회 난민영화제에서는 <캐스트 프롬 더 스톰> 상영 후 난민아동의 트라우마 치료를 주제로 전문가 세 분을 모시고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안산글로벌청소년센터의 은수연 활동가, 트라우마 치유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사람마음의 조이수현 심리복지위원장, 그리고 공익법센터 어필 전수연 변호사는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들을 이야기한 뒤 , 난민, 이주민, 트라우마 등에 대한 객석의 질문에 답했다.



Q. 영화 어떻게 보셨나요?

#1

은수연> 가장 첫 장면에서, 여자아이가 자신의 경험을 힘들게 이야기하자, 아이에게 선생님은 '잘했다, 용감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울먹이던 아이 얼굴이 바로 환해진다) 아이의 표정 변화가 시작부터 인상 깊었다. 드러내놓고 말은 못했지만, 사실은 자기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필요했던 말들을 연극 과정을 통해서 듣고 있는 게 아닌가. 불편한 경험을 스스로 계속 꺼내놓는 과정이 아이들에게도 힘든 과정일텐데,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마음 하나하나를 건드려주고 이끌어 내며, 긴 호흡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인상깊었다.


#2

전수연> 마지막에 야세르 아버지가 그랬다. "아이들은 오전에 슬픈 일 있어도 오후 되면 다 잊고 행복해요. (이 아이는 의사가 될 거에요. 연극은 필요 없어요.)" 이렇게 말했던 아버지가, 나중에 연극을 보고 우시면서 "아이들이 이렇게 슬픈 생각을 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그걸 보면서 여태 만났던 난민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소송 준비하다보면, “밥은 몇 끼 먹었어요”, “밥 세끼요”와 같이 객관적인 문답식으로 인터뷰를 하게 된다. 진정성 있게 난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조이수현> 트라우마 생존자 회복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족, 지역사회 등 공동체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공동체가 트라우마를 어떻게 인식하고, 그 영향을 어떻게 이해하고, 생존자를 어떻게 지지하는지,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함께 고민하는 것들 말이다. 특히 난민의 경우, 고향에서 이주해 온 역사, 문화, 그리고 이에 대한 무지도 해결해야 한다.

영화는, 연극을 준비해서 무대에 올리기까지, 아이들이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고유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들, 비슷한 경험을 가진 다른 이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공감하고, 지지하고, 연대감을 형성하고, 힘도 회복하고, 의미도 찾아가는 과정들을 보여준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어느 지역에 가서 아이들 전원과 함께 며칠 지내고 오기도 한다. 아이들의 문화배경, 가족들의 생각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연극을 만드는 전체 과정이 트라우마 치유의 과정을 다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의미 있었다.




Q. 이주배경아동 관련해 한국에는 지금 어떤 이슈가 있나

은수연> 한국에서 사는 이주배경 아이들에는, 부모 중 한 분이 외국에서 온 국제결혼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 외국에서 태어나서 자라다가 중간에 오게된 중도입국 청소년들, 부모가 재혼하면서 따라오는 아이들, 부모 중에 한 분의 나라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오게 되는 아이들, 부모가 난민, 이주노동, 유학을 하면서 같이 오는 아이들 등이 있다.

교육 문제와 의료보험 문제가 가장 크다.

내가 이 나라에서 끝까지 교육을 해도 되는가 안 되는가. 교육을 마쳤을 때 이 나라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가, 한국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지위를 가질 수 있는가, 진로를 결정할 때 실제로 많이들 고민한다.


Q. 한국에 난민 신청을 했는데 인정 못 받은 아이들은 어떻게 생활하나

무국적 아동

학교를 가도 재학, 졸업증명 어려워

전수연>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 아동 17만 중 난민 아동이 150명이다. 난민 아동 중에는 무국적 아동들이 많다. 이분들이 본국에서 정치적 박해사유로 인해서 난민 신청한 분들이기 때문에 아동이 한국에서 태어나도 대사관에 가서 출생등록을 할 수 없다. 한국 법에서도 부모 일방이 한국인이 아닌 경우에는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 그래서 붕 뜨는 거다. 아이는 존재하는데 문서상으로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다. 그래서 무국적 아동이 꽤 많다.


교육은 초중등학교는 의무교육이지만, 권리도 아니고 학교장 재량이어서 학교장이 거절하면 받아주는 학교를 찾아다녀야 한다.

건강보험은 의료보험이 안되어서 감기만 걸려도 병원비가 3-5만원씩 나온다. 제가 아는 무국적 아동을 보호하고 계신 분은, 그 아이가 7살인데 밖에서 교통사고 날까봐 노심초사하신다. ​밖에 나가서 제발 오늘도 아무 일 없길” 간절하게 걱정해야하는 이런 분들도 계신다.


교육과 의료보험의 문제

은수연> 외국인 아이들도 의무교육으로 학교 다닐 수 있다. 본인이 원하고, 지역 학교에서 입학 허가가 나면 다닐 수 있다. 그런데 의무교육은 중학교까지다. 고등학교 가는 건 학교장의 재량에 달렸다. 아이들은 고등학교에 갈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도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난민 인정 받기까지 과정이 길고 오랜 시간이 걸려서 짧게는 1-2년 사이에 결정이 되기도 하고, 길게는 10년이 넘도록 소송을 진행하고 다음 절차를 진행하는 아이들도 있어서 본인의 체류자격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의료보험 안돼 응급실에서도 선불금 요구/ 보험이 안돼 수학여행 못 가

은수연> 출생신고 되지 않은 무국적 미등록 아동들이 사실은 더 많은 편이다. 부모님들이 한국에 와서 난민 신청하는 과정 중에 태어난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이 출생신고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가 아무 것도 없다. 그래서 학교를 가고 졸업을 해도 이 아이가 맞는지 증명할 수가 없다.

병원을 가게 되더라도 의료보험이 안되니까 조그만 감기나 폐렴이 걸려도 굉장히 큰 돈이 들어간다. 병원에서는 선불금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법적으로 선불금 요구하면 안된다. 하지만, 응급실에 간 위급 상황에도 당장 선불금 100만원 200만원 내놓지 않으면 치료하지 않겠다는 경우 굉장히 많다.


학교 다니는 아이들도 체험 학습. 수학여행 가게 될 때 여행자 보험 가입 안 된다. 합법적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들은 보험 가입할 수 있는데, 이 아이들은 그런 기회조차 막혀 있다. 학교에서도 안전 문제 예민하게 보기 때문에 이 아이들과 나가서 활동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 학교를 다녀도 다른 아이들과 동등한 기회를 누릴 수 없다는 것에서 아이들을 쉽게 상처 받기도 한다.  


Q. 이주아동이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 안전과 신뢰의 불충족

은수연> "아이들이 이곳을 안전하다고 느끼게 되고 신뢰하게 되면서 교육은 이루어진다"고 한 말이 인상깊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방향과 하고 싶은 내용을 묻는 과정을 계속해나가는 게 반가웠다. 사실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건 노는 거다. 친구들과 비슷한 경험을 가지는 걸 가장 원한다. 닥쳐있는 환경이, 죽음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찾는 것에 이들의 삶이 맞춰져 있어서, 여기가 안전하다고 느끼고, 교육을 받고 미래를 꿈꿔도 되는 것이라고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이수현> 아이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경험해야 하는 부분들이 충족되지 않으면서 생기는 트라우마가 있다. 예를 들면 안전과 신뢰에 대한 것이다.

성장하는 과정이란, 주변을 탐색하고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세상은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사람들은 이러기도 저러기도 하구나 경험하면서 세상과 사람에 대한 가치관을 만들어 나가는 거다. 그러한 과정에서 안전한 환경, 안정적인 보호자가 필요할텐데, 난민이나 이주민아동들이 그런 것들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영화에서 보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서 어짜피 죽을 거니까 목숨 걸고 선택을 한다. 세상은 너무나 위험하고 나쁜 사람만 있는 곳이고, 여기서 '살아남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 된다.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이었다면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어떤 아이들은 집안 분위기가 "잊어버리자, 즐거운 일 하고 잊자" 식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공포나 긴장이 사라지더라도 계속 두려운 마음, 긴장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두통이 생겨 학업 성취도 떨어진다. 난민아동이 제도적으로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제도에 들어간 다음에 성취를 할 수 있느냐에 트라우마가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이별을 했거나, 외상후 스트레스 후유증이 있다면, 부모에게서 충분한 정서적 교류, 안정감, 친밀감을 경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한국 사회에는 단일 민족의 신화가 있어서, 타인종을 혐오하고 우리나라 사람으로 끼워주지 않는다. 그런 걸 계속 경험하면서 자라나야 한다면, 계속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야한다'는 인식을 줄 수 밖에 없다. 그것 자체가 트라우마일 수도 있다.


Q. 트라우마 꼭 치유해야 하나요, 트라우마의 완치는 가능한가요.

조이수현> 영화 앞부분에서 상담자분이 그런 말을 한다. “트라우마의 반응은 정신병이 아니라 끔찍한 사건을 겪은 것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런 관점을 다들 기억했으면 좋겠다. 힘든 일을 겪은 것에 대한 자연스러움. 생명체로서 그 상황을 감당하고 겪어내고 살아남기 위해서 하는 반응들이다. 두려움에 떠는 것이든, 얼어붙는 것이든, 분노를 경험하는 거든, 힘든 상황이 지나가고 나니까 그때 해결되지 못한 감정들을 다시 경험하는 것들도 있다.

사실은 모두에게 회복력이란 게 있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그런 반응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줄어든다. 어떤 이들은 그런 치료 없이도 일상 생활에 복귀하고, 예전의 삶의 힘이나 능력을 다 회복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그런 후유증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경우는 치유를 해야 한다. 원하는 삶으로 돌아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치유의 과정이다. 예전의 경험들의 후유증, 정신적 고통은 줄여나가고, 예전에 잘 했던 부분들 회복해 나가고, 새로운 상황에서 필요한 기술 배워나가고, 이런 것들이 치유의 전체 과정이다.


Q. 난민 아동들이 겪는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방법은 연극 말고 어떤 것이 있나

조이수현> 불안, 우울이나 어른들이 경험할 수 있는 반응들 아이들도 경험할 수 있다. 예전 경험에 대한 기억이 계속 나기 때문에 그걸 놀이로 표현하거나,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드러나기도 한다. 예전과 다른 정서적 반응, 사람들과 거리를 둔다거나, 아니면 너무 달라붙는다거나, 정서적인 부분, 기억 등에서 다 영향 있을 수 있다.

아까 안전과 신뢰가 교육의 시작이라고 하셨는데, 치료도 이게 시작이다. 안전을 확보해주고, 필요로 하는 게 충족되지 않는 환경이면 충족해주고. 영화에서도, 아이들마다 어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했는데. 어른도 믿고 조력해줄 수 있는 존재가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것들만 잘 갖춰주어도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런데 트라우마의 반응은, 경험의 심각도, 경험의 횟수에도 영향을 받는다. 심각도나 빈도가 강해서 후유증이 심한 경우에 과거 기억에 대한 작업을 해서 회복을 도와줄 수 있다. 연극도 그런 부분이 작용하는 것 같다. 과거의 기억들을 이야기하면서 그때 자기가 경험했던 감각, 감정을 표현하고, 그것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억을 자신의 기억으로 정리하고,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인식하고 재구조화할 수 있는 그런 과정들을 보여주는 게 심리치료의 부분들일 거다. 내러티브 노출치료가 많이 있다. 시매틱 익스피리언싱 같은, 트라우마 상황에서 경험했던 신체감각, 감정을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도 있다.


Q. 난민 분들이나 청소년들 만날 때, 이분들이 어떤 아픔이 있는지 다 헤아리지 못하고 만날 수 있다. 조심하거나 주의해야 할 것?

조이수현> 동등한 한 사람으로 대하는 것. 다른 경험에 대해서는 존중해야하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감정경험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대하는 게 중요하다. 있는 그대로 경험 들어드리는 것 필요하다. 고정관념이 작용할 수도 있고, 또 더 뭔가 빨리 이해한다는 걸 표현하고 싶을 수도 있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 그 경험들을 들어드리는 것이 좋다. 왜냐면 같은 이주민이어도 각각 다른 경험, 다른 입장이 있을 수 있으니까.

 

유모차 끈 엄마, 전철패스 늦게 대었다고 아이와 함께 '보호소'행

영문도 모르고 3주간 '보호소'에 갇혔던 3살 아동의 투라우마 

전수연> 제가 만난 아동 중에 부모님이 난민 신청 중인 3살, 1살 짜리 아이들이 있었다. 아이들과 어머니이 같이 외국인보호소라는 구금 시설에 3주 구금되었다. 원래 아빠 엄마까지 네 가족인데 경제적으로 부족해서 아빠만 난민 소송을 진행중이었다. 소송을 하지 않으면 체류자격이 한국 땅에서는 없기 때문에. 엄마와 아이들은 체류기한 지나서 한국에 체류 중이었다. 병원 가는 길에 지하철 타려고 개찰구로 들어가려는데, 아기 있으니까 유모차 끌고 지나가서 카드 찍으려했다. 그걸 본 지하철 직원이 와서 지금 당장 5만 3천원씩 내라고 했다. “지금은 돈이 없고 들어가서 바로 카드 찍으려했다”고 말했지만, 그말을 듣지 않고 “너는 불법이다. 당장 경찰 부를 거다.” 하고 그날 당일에 바로 보호소에 구금했다. 말만 보호소이지 구금시설과 똑같다. 철창이 있고, 이동의 자유가 없는 곳이다. 3주 정도 갇혔다. 3살이 되면 인식이 다 있는 나이다.

아이는 “엄마 나 왜 여기 있어? 나가고 싶어, 어린이집 가고 싶어”라고 떼썼다. 엄마는 “여기 잠깐 소풍 온거야, 쉬러 온거야”라고 해도 첫째 아이는 난리가 났다. 비상화재벨 누르면 나갈 수 있을 거 같으까 계속 벨을 누른다거나, 하루에 20분 운동장에 나가서 놀 수 있게 해주는데 한번 나가면 들어오지 않으려고 해서 매번 직원이랑 30-40분 실랑이를 해야했다. 그리고 3월 밤이었는데, 밤 10시에 10분 간 히터가 들어왔다. 1살 아이는 폐렴에 걸리고, 엄마도 스트레스로 젖이 안 나와서 애기가 일주일간 거의 아무 것도 못 먹은 채 버텨야했다.

3주 뒤에 풀려났는데, 3살 짜리 아이의 행동이 크게 바뀌었다. 3살이면 엄마 붙잡고 이것저것 물어볼 나이인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말이 없고, 소변을 가리던 애가 바지에 소변도 보고, 밤에 악몽 꾸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보호소 아저씨들 같은) 한국인 아저씨들을 보면 피하고 무서워했다.

한국에는 이주 아동을 구금하면 안된다는 원칙이 법에 없다. 합법적으로 1살이건 3살이건 보호소에 구금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동 있으면 엄마까지 다 풀어주자는 건 아니다. 원칙은 구금 금지해야 되지만, 예외적으로는 구금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는 최후 수단으로써, 최단 기간으로 구금해야 한다는 원칙을 법에 넣어야 다는 입법 운동으로 '답하다' 캠페인을 하는 중이다.

아이는 하루 이틀만 구금되어도 그 기억이 오래 간다. 직관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아무리 표현 안해도 엄마 아빠가 얼마나 불안해하는지 다 느낀다고 한다. 한번 구금의 경험이 있고 나면 불면증이 생기거나 심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생긴다고 글로 배웠는데, 그 아이들을 보면서 현실이구나 하는 걸 배우고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Q. 한국에 오는 난민들은 주로 어떤 나라에서 어떤 이유로 오나요?

전수연> 분쟁이 극심한 시리아, 예멘 같은 곳에서 많이 오고. 나이지리아도 많고, 중국에서도 온다. 제가 만난 중국 분 중 한 분은 중국 민주당 활동 하다가 왔는데, 한국에서도 민주당 지부에 가입해 열심히 활동하시는 멋진 분이다.


은수연> 저희 센터에 만난 난민 분들은 미얀마 소수민족, 콩고, 남아프리카, 우간다 등 여러 나라에서 오고 있다. 본국 내전으로 인해 오시는 분들도 많다. 독재정부에 반대의견 냈다가 살해위협 받아서 오는 경우,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을 피해 오는 경우도 있다.


전수연> 시리아 난민은 가족, 친구분들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본인이 리서치해서 한국에 난민제도가 있는 걸 알고 오는 경우,  브로커를 통해서 오게 되는 경우도 있다. 브로커는, 본인이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든지 해서 합법적으로 출국할 수 없는 경우 이용하는데, 본인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비행기 탔더니 한국에 가더라, 이런 경우도 있다.


Q. 한국에 난민을 위한 복지정책은?

전수연> 첫째 난민신청 하게 되면 생계비 받을 수 있다. 100%는 아니고, 가족 있는 경우 아니면 생계비도 거부되는 경우 많다. 생계비는 2015년 기준 40만 9천원 정도, 6개월까지만 준다. 한국에서 살아가기엔 터무니없는 액수. 이것도 1인 기준이 아니고 엄마와 아이가 있으면 한 가구로 쳐서 40만 9천원을 지급한다.

두번째, 취업허가는 6개월 후 내준다. 그런데 이 허가도 문제가 있는 게, 취업허가를 위해서는 고용계약서와 사업자등록증을 가져가야 한다. 그런데 이게 전도된 제도다. 국가에서 먼저 허가를 내줘야 사업장에서도 체류자격을 믿고 계약하던가 하는데, 먼저 사업장 가서 받아오라고 하면, 사업자들은 니네가 무슨 비자냐,, 잘못 믿으셔서 어려움이 있다.

의료보험은 난민 신청자 지위에서는 지역가입이 안된다. 난민 인정자들은 국민이랑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보험은 4대 보험료 내면 받는 거다. 주거 지원 없고, 한국땅에서 알아서 살아야 된다. 난민 인정되면 국가에서 주는 복지 혜택은 없는 것 같다.


Q. 트라우마를 타인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안 좋은 기억을 상기시켜야 하기 때문에 트라우마를 털어놓는 난민분들이 고통스러워할 수 있는데, 그런 아픔을 어떻게 대하나요?

조이수연> 사실 여러기관 거치면 그런 경우 불가피하다. '너무 지쳤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보완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모든 스토리를 항상 얘기하게 하는 게,  별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현재 상황으로선 불가피한 면이 있다.

일단 저희는 처음에 오셨을 때부터 기억에 대한 작업을 하진 않는다. 실제로 재경험을 많이 해서 신체적 각성이 심한 분들은 최대한 안정하도록 도와드리고, 오실 때까지의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충분히 다룰 수 있는 시간 가지려고 한다.


Q. 난민들이 범죄 피해자가 되었을 때 법적 보호 장치가 있나요?

은수연> 피해자 사이의 해결이 우선이고, 노동/체류자격의 합법 여부는 별개의 문제로 처벌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보통은 외국인이라서 받는 부당한 대우에 대해 많은 외국인 분들이 포기해버린다. 내가 한국인보다 더 많은 일을 하거나 연차가 오래되었더라도 '난 외국인이니까 적게 받는거야"라고 알면서 포기하는 분들도 있다. '내가 돈 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다행'으로 여기는 분들을 굉장히 많이 봤다. 사장이 돈을 안 주겠다고 했을 때, 돈을 받기 위해 싸우는 과정이 너무 힘들고, 그 과정에서 일을 하면 안 되는데 일을 했을 경우에 대한 처벌을 우려해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 마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

어떻게 보면 한국이란 나라에서 난민법을 만들어놓고, 난민 인정 지위를 주는 체계를 갖춰 놓고, 난민을 들어올 수 있도록 해놓고, 지위를 받을 때까지는 한국에서 일하면 안된다고 하는 그 자체가 잘못이 아닐까. 고쳐나가야 할 문제다.

  

Q. 이 영화도 결국은 한 국가가 그 나라의 이방인을 나라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담은 건데, 한국 사회가 이러한 난민과 이방인을 우리 나라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보호할 수 있을지 한마디씩 부탁한다.

조이수연> 요즘의 상황 보면, 사는 게 점점 팍팍해지면서 어려움을 주는 사회구조들이 있는 상황이지만, 분노와 혐오가 자기보다 더 열악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향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인터넷 뉴스 댓글만 봐도 다른 민족, 인종에 대해 분노와 혐오를 담아 쓴 글들이 많고 저도 그런 글들을 보다 보니까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어쨌든 그런 한계들은 있지만  관심 갖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이런 노력들이 정책들을 만들어가고, 인식을 바꿔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성인들이 다른 문화 사람들과 접해본 경험 찾기, 인식 개선을 하는 게 더 어려운 듯. 성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런 거 통해서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타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고민을 열심히 해야할 것. 다들 열심히 고민해서 할 수 있는 것 한가지씩 하면 좋겠다.


은수연> 이주민 관련해서 많은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고, 생각보다 한국에 많은 난민이 있다. 난민들도 지역사회로 나아가서 자기가 여기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리고, 난민영화제 등을 통해서 목소리 내고 이야기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면 좋겠다.


전수연> 한국에 혐오와 분노 정서가 만연해있다. 한 심리전문가가 하는 말, 한국사회에 안정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회가 역동적이다. 일제강점, 한국전쟁을 겪었고 최근에는 세월호, 최순실 사태 등등. 격동적인 역사적 사회적사건사고를 겪고 나서도 감정 조절을 할 수 있으려면 개인적, 사회적 안정감이 중요하다. 안정감을 누리는 방법 중에 하나가, 나누는 것이라고 한다. 나의 아픔을, 경험을,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사람들 앞에서 공유하고 공감받는 그런 행동들을 통해서 치유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기억하는 게 치유하는 방법이다. 우리가 더욱 더 다른 사람의 아픔에 좀 더 공유하고 아픔을 기억하는 자리에 나아가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난민의 실상과 아픔들을 보듬고 나눠 볼 수 있는 난민영화제에 오신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이주아동 구금 근절 <답하다 캠페인> http://www.dap.or.kr/

모든 아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에 따라 체류자격을 이유로 구금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즉, 이주 아동 본인 혹은 부모가 체류자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아동을 구금해서는 안됩니다. 그 대신 다양한 구금 대안을 마련해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아동들이 진정한 의미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선행되야 합니다. 만약, 구금이 예외적으로 허용이 되는 경우가 있다면, 법에 따라서 최후의 수단으로 최단 기간에만 이루어져야합니다.


이에 나는 법무부장관에게 이주아동의 구금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이주아동 비구금 원칙을 법제화 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또한 이주아동이 성장과정에 맞는 교육과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구금대안을 마련해주세요.

취재, 정리 | 숲씨 mwtvb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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